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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호] 넓어진 청년복지, 요즘은 이 정도까지 해준다는데 (녹양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정현철)
관리자(직원전체) │ 2025-09-18 HIT 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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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진 청년복지, 요즘은 이 정도까지 해준다는데 녹양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정현철 사실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나이도, 가족구성도 이제는 청년이 맞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진짜 청년이었을 시기를 생각해보고 지금의 넓어진 청년 관련 복지를 바라보며 이를 바탕으로 청년복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작성해보았습니다.
내가 느꼈던 청년 정책의 흐름
한창 20대를 보낼 때 청년 정책은 사회적으로 각광받던 정책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사회구성원으로서 부끄럽지만 정책이나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진 않았습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고, 내가 꿈꾸던 미래가 있었고, 이를 위해 하나둘씩 무언가를 해내기에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던거 같습니다. 그때의 청년은 무언가 정책의 혜택을 받는 대상군이라기 보다는 사회 구조 속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마땅히 해내야 하는 생산가능인구의 첫 진입한 세대로 비추어졌던거 같습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청년은 관심의 주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대한민국과 세계정세 속에서 사회경제 구조는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렸던 것 같고, 생산가능인구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인 ‘취업’ 에 난항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업에 난항이 생긴다는 것은 앞서 얘기한 꿈꾸던 미래, 하고 싶은 무언가를 해내는 일 등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에 난항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친구들 중 누군가는 모임에 덜 나오기 시작했고, 친구들의 근황이 ‘나도 잘 모르겠어’ 라는 말로 대체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는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 비춰졌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도 어려웠고, 도움을 요청할 곳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우리들 기성세대는 마치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멀쩡한 몸뚱이 놔두고 왜 그렇게 사냐고’ 핀잔을 줄 때도 있지만, 정말로 기성세대가 만족할만한 ‘취업’, ‘직장’ 이라는 개념을 나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많아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들의 친구이기도 했지만 경쟁자들 이기도 했습니다.
그때와는 달라진 청년 정책의 흐름
하지만 요즘은 ‘취업’이라는 난항에 닥쳤을 때, 취업이 아니더라도 무언가의 난항에 닥쳤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또한, 무언가의 난항에 닥치지 않았더라도 청년 그 자체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과거와는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이는 정책수립, 조례수립, 청년센터 설립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그러한데 특히, 과거에는 ‘청년의 문제는 청년의 몫’ 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이제는 ‘청년의 문제는 사회적 몫’ 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았음을 실제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는 인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 생산가능인구로서의 청년이 첫 출발을 하는 찰나에 보너스처럼 지급되는 ‘청년기본소득’ * 청년에게 필요한 주요 정보를 한눈에 찾아볼 수 있는 ‘경기천년포털’ * 경기도로 이사한 무주택 청년에게 25만원 한도의 이사비 및 중개보수비를 지원하는 ‘경기도 청년 반값 이사’ * 경기도 청년의 주거비 경감을 위해 최대 24개월 간 월 최대 20만원 임차료를 지원하는 ‘청년 월세 한시 특별 지원’ * 경기도 내 청년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치료비를 연 36만원 한도로 지원하는 ‘청년 마음건강케어’
등 실제로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사실 청년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취업’, ‘바라는 일자리’ 를 제공하는 것은 경쟁 사회에서 어렵다고 한다면, 청년들에게 나도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구나 라는 인식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사회구조가 다음 세대를 위한 무언가를 대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사회는 발전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회는 제가 청년일때보다 다음세대를 위해 준비를 하는 건강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고, 복지국가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그늘로 느껴지는 청년 정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복지 정책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사실 이 칼럼을 작성하면서 주변 청년 동료분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앞서 말한 청년 정책 중 실제로 이용하는 정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이는 경기도 뿐 아니라 수많은 지자체 모두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소득기준으로 인해, 이사하려는 주거지의 형태로 인해, 지자체의 예산 소진으로 인해 청년복지정책은 모든 청년에게 든든함과 형평감을 주기 보다는 허무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모든 정책이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필요없는 정책인 것은 아닙니다만 보편적 복지의 개념을 지향할 것 같았던 청년 복지 정책은 겉보기등급과는 달리 선별적 복지 정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아, 결국 청년의 문제는 청년 개인의 몫이구나’, ‘아, 내 문제는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는 거구나, 나는 도움을 받을 수 없구나’ 라는 인식을 제공하면서 가뜩이나 외로운 사회 속에서 한 개인을 더 외롭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겠습니다. 또한 정책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이를 활용할 사람인지, 그리고 정말 그러한 상황에 처해본적이 있는지도 고민해봐야할 것입니다.
으레, 서늘한 그늘이 되는 청년복지정책이 되길 바라며
청년 복지 정책을 논의하고 있고, 이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재단이 존재하고 정책이 수립되고 토론이 열리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청년을 논의하다보면 이는 중장년 정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만을 위해 논의되던 복지 정책들은 누구나를 위한 복지 정책으로 논의될 것입니다. 그런 과도기적 흐름속에 우리들은 이 청년복지정책을 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흐름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으레’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실은 힘들고 외롭고 도움이 필요했던 이들이었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넌 왜 그러냐’ 라는 힐난보다는 ‘그럴수 있지’ 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된 사회가 되는 것 같은 요즘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넓어진 청년복지가 이정도까지 해주는데, 왜 그러고 있냐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마땅히 우리 모두가 누려야 하는 하나의 흐름이었음을 어두운 그늘이기 보다는 쉴만한 그늘이라는 것을 느끼는 복지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P.S. 오늘도 으레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있던 청년, 당신에게 박수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