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칼럼

[제32호]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회복지사의 힘! Mission과 Unmet needs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 이광재 상임대표)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 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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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회복지사의 힘! Mission과 Unmet needs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 상임대표 이광재


 


 2025년 을사년의 해가 밝았다. 일본이 1905년 을사늑약을 우리나라와 강제로 체결하고 실질적으로 국권을 찬탈했던 때의 120년이 되는 해이다. 그 당시 우리 사회는 환경의 변화에 무지하였고 변화관리에 실패하였기에 결국 국권을 잃게 되었다. 오늘 우리를 둘러싼 매우 혼란스러운 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며 사회복지사로 이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따뜻한동행은 장애 없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10년에 설립되었으며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복지 지원과 첨단 보조기구 지원 그리고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따뜻한동행의 대표 사업 중에 하나가 바로 공간복지이다. 공간복지 사업은 장애가 몸이 아닌 환경에 있다라는 생각으로 장애인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바꾸어 주고 비장애인과 같은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낡은 사회복지 시설과 (장애인)주택 그리고 집안의 잔고장 등을 해결해 주는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따뜻한동행에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7년 어느 날..

우리가 제공하는 공간복지 사업이 장애인들의 필요에 얼마나 부합한지? 아니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다른 필요는 없는지?를 알아보고자 한 IL센터를 찾았던 경험이 있다. 그날 엘리베이터 만났던 한 뇌성마비 장애인은 발가락으로 전동 휠체어를 운전하며 나와 같은 층에서 내렸다. 센터 관계자를 통해 자립 생활을 하는 그분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잠시 가벼운 대화 끝에 집에서 혼자 생활하는 데 있어서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나는 그동안 우리가 지원해왔던 각종 문턱과 문의 폭 그리고 더 나아가 휠체어에 앉아서 이용할 수 있는 싱크대 등을 생각하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잠잘 때 불을 끄고 편하게 자고 싶어요라는 대답을 하였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무슨 말인지 몰라 ?”라는 질문을 하였고, 그는 활동보조인이 퇴근하고 혼자서 잠자리에 들기 위해서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스위치를 끄기 위해 약 40분을 휠체어에서 내려와 힘들게 기어가서 어렵게 불을 끄고, 그리고 다시 침대로 40분을 기어 오면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편하게 잘 수 없다라며 설명해 주었다.

 

 그분이 해주었던 이야기를 우리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이후 공간복지 사업은 물리적 환경을 바꾸어주는 것을 넘어 스마트폰이나 음성 스피커를 통해 전등과 보일러 등을 작동할 수 있는 IOT 장비 등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2017년 처음 일을 시작하던 해에 40여 개의 크고 작은 공간을 개선해 주었던 따뜻한동행은 올해 약 6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공간 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본 사업을 실행하는 과정 중 만난 한 시각장애인을 통해 장애인들이 집안의 잔고장으로도 큰 불편함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우리는 장집사(App/Web)”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매해 1,500명 이상의 잔고장 수리 서비스를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본 서비스의 경제적인 운영을 위해 AI 전화를 통해 24시간 불편 사항을 접수하고 있다.

 

 2025년 주요 기업의 신년사에는 어렵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우리 앞에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모금을 해야 하는 소규모 단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처럼 생존을 위한 새로운 필살기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상황이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라.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한 대사이다. 각 기관은 독특한 미션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존재 이유인 미션과 비전을 기반으로 자신들이 만나왔던 클라이언트의 미충족 욕구(Unmet Needs)를 찾아 우리 서비스와 모금 상품의 차별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2025년을 시작하며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교탁 위에 우뚝 선 존 키팅선생님처럼 새로운 시각으로 2025년을 바라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