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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호] 성인 발달장애인의 고용문제! 이제는 정부의 시간이다(임효순 기흥직업지원센터 원장)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 2023-09-22 HIT 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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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 발달장애인의 고용문제! 이제는 정부의 시간이다. 기흥직업지원센터 원장 임효순 국가가 보장해야 할 권리 중의 하나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노동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보수든 진보 정부이건 간에 장애인에게 노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인권과 권리를 보장하는 다양한 정책과 제도들을 마련해야 한다. 유엔의 장애인 권리협약 제27조에서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에게도 동등한 노동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동안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이 보호 위주에서 자립과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흐름으로 발전해 오면서 탈시설, 장애인 노동권 보장 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장애인 복지정책도 권리적 관점에 입각하여 탈시설, 커뮤니티 케어 등 지역사회 정착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장애 유형별 맞춤형 신규일자리 발굴 및 보급을 통한 장애인의 일자리 확대와 근로연계를 통한 자립생활 활성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더욱이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스마트 테크놀로지(Smart Technology)가 경제주체를 대량생산을 위한 인력에서 소규모 전문인력으로 대체하고 있다. 즉, 고도의 생산체계의 변화와 같은 기술혁신의 전환으로 노동환경 자체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완전 자동화와 장애인들에 대한 인력 채용의 기피 현상으로 이어져 장애인의 일자리는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편, 모든 사람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요건은 경제적 독립이고,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위한 중요한 전제는 직업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직업적 중증 장애인인 성인 발달장애인들은 지적능력 또는 소통능력이 부족하여 일반 노동시장에서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고, 이는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요원하게 한다. 따라서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근로를 통한 경제적 자립보다는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소득 보장이 오히려 자립생활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상생활지원, 장애인 연금향상 등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성을 강조하는 방향이 제도의 대상으로 타자화되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권리주체성을 명확히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일찍이 헤겔(Hegel, Georg Wilhelm Friedrich)은 노동하는 주체는 타자에게 이익을 주고 상호 인정을 받을 때 주체는 진정한 자아실현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또한,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인간적 삶의 근본 조건을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의 세 가지로 구분하고 인간다운 활동의 고유성은 노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넘어선 인간 상호 간 유기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작업’과 ‘행위’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성인 발달장애인의 일과 관련되어 한 걸음 진척해 보면 성인 발달장애인이 인식하고 있는 일의 의미는 가족을 부양하거나 생계를 위한 의미보다 사회참여와 같은 지속적인 활동을 통한 즐겁고 적절한 활동 수준을 유지해 줌으로써 삶의 활기를 제공해 주는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성인 발달장애인이 일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소득을 창출하여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며 지역사회로의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무엇보다 정부 및 지자체에서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보장 차원에서의 지원을 확장하여 성인 발달장애인들에게 사회참여의 기회를 적극 보장, 자립 강화를 도모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조건 없이 누리도록 지원함에 우선순위의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바람직한 사회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동등한 자격으로 사회의 모든 결정 구조 및 활동에 참여하여 상호작용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성인 발달장애인의 고용 문제! 이제는 정부의 시간이다.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과감한 투자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