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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11호] 인간적인 돌봄을 경험한 사람은 죽지 않는다(최윤제 머스타드임팩트 대표)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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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돌봄을 경험한 사람은 죽지 않는다



유튜브 [하이머스타드] 채널 운영 및 머스타드임팩트 대표 최윤제



장애아를 출산한 엄마에게 희망의 시작이었던 말 한마디 우리 다같이 잘 키워보자

 

인터뷰나 강연을 나갈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발달 장애 아동, 자살 유가족, 수용자 자녀

6호시설의 아이들, 그룹홈 등 사회적 사각지대에 있는 대상자 주제를 다루는 이유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하이머스타드를 포함해 콘텐츠 기업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지만 과거엔 한 방송국 뉴미디어 팀(씨리얼)PD였다.

그곳에서 왕따였던 어른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자식을 연거푸 떠나보낸 자살 유가족 엄마, 시각장애인 역사 선생님 등을 만나며 깨달은 게 있었다.

여러 아픔과 결핍된 상황 속에서 살았음에도 그들의 내면엔 무언가 단단한 힘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힘으로 나와 같은 심지어 또 다른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누구보다 위로하며 사랑해 줄 수 있다는 거였다.

방송국에 있을 땐 그들의 고난과 결핍 그리고 또 다른 당사자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세지에 집중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출연자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하이머스타드(이하 하머)에서 가장 유명한 콘텐츠 3개를 꼽는다면 다운증후군과 비장애인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 하림 님의 VLOG

따돌림 속 유일했던 친구인 매일 방과 후 루미큐브 해주던 초6 담임 철수쌤을 다시 만난 영상,

그리고 생후 9일 만에 입양돼 현재는 입양을 앞두고 있는 부부를 상담해 주는 고등학생 수아의 영상일 것이다.

특히 하머 초창기 영상이었던 하림 님의 VLOG는 조회수 300만을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는데 스토리는 이렇다.

쌍둥이를 출산한 하림 님은 신생아실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둘째가 다운증후군이 의심된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아이의 얼굴을 살펴보았더니

찢어진 눈, 올라간 눈꼬리, 두상 등 다운증후군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고 했다.

어쩌면 나는 평생 장애아를 돌보는 엄마로밖에는 못 살겠구나,라는 절망적인 우울감으로 하림 님은 베이비박스를 알아봤다.

그런 그가 둘째 지우를 받아들이고 현재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녀로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의 시작은

주변 친구의 말 한마디였다.


우리 다 같이 잘 키워보자

 

가난함과 따돌림으로 고통받던 한 아이의 삶에서 소외되고 지친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만든 힘도

방과 후 루미큐브를 해주던 담임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 담긴 돌봄이었고

태어나자마자 낳아준 엄마를 떠나 생후 9일 만에 입양된 수아가 입양을 앞둔 부모에게 입양 상담을 해줄 수 있었던 이유도

수아가 이런 사실로 힘들 때마다 넌 버려진 게 아니라 지켜진 거야라고 말하며 사랑으로 키워준 부모님이었다.

 


본격적인 창업을 앞두고 한 NGO를 운영하고 계신 대표님을 통해 깊은 깨달음을 얻었던 적이 있었다.

극단적인 우울증과 조현병 환자가 있는 병원에서 오랜 기간 의료진으로 계신 한 교수님의 이야기였는데 사람들을 치료하고

그 이후의 삶을 계속해서 추적하다 보니 질문이 하나 생겼다고 했다.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동일한데 왜 이 사람은 자살을 선택하고 저 사람은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될까?

이후 환자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회복된 이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인간적인 돌봄, 즉 사랑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단 거였다.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매일 슈퍼 앞을 서성거리던 아이에게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건네주던 슈퍼가게 주인아주머니,

수없이 정신 병동을 들락 날락 거리며 고통 가운데 놓인 자신에게 다가와 말없이 따듯하게 안아주던 한 간호사의 포옹,

감기에 걸린 자신을 위해 죽을 끓여주던 한 사회복지사의 뒷모습. 결코 큰 게 아니었다.

소소할지언정 그 사랑받았던 기억은 이들을 결국엔 회복되고 살게 만들었다.

 

우리가 사각지대에 감추어진 희망을 발견해 영상으로 만드는 이유는 어쩌면 단 한 번도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이 따뜻하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함으로서 이들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진 않을까.

더 나아가 내 주변 이웃과 친구 심지어 가족과도 단절되기 쉬운 세상 속 우리의 이야기가

고난과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에게 작든 크든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작은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하머는 이 희망을 품고 지금 이 순간도 계속해서 출연자가 경험한 혹은 출연자가 나누고 있는 사랑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머스타드임팩트는 유튜브 채널 [하이머스타드]에서 시작해 현재는 출연자와 파트너 기업이 가진 진정성을 극대화하여 보는 이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는 컨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기업입니다.



* 칼럼은 저자 개인의 의견이며 협회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